태어난 김에 살아도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아니 그냥 그렇게 살까 봐요
언제까지 우울하게만 살래? 하면서 바뀌어야지! 하고 그것을 실천했을 때 비로소 나만 바뀐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가까운 세상이 무너져 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를 원망하고, 자책했고, 절망했습니다.
오는 말이 곱지 않아 나도 똑같이 곱지 않게 내뱉어야지 하고 내뱉은 말이 다시 나에게 돌아와 비수가 되었고, 나 또한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낯을 가리고 사람이 무서웠던 나에게 돌아오는 건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보다 '왜 그렇게 살아? 이해를 못 하겠네'가 더 많았고, 우울증인 나에게 '노력을 해'라는 말은 익숙해지지 않는 비수였다.
어린 날의 나에게는 그저 어두움의 연속이었고, 우울의 연속이었고, 자책의 연속이었고, 아픔의 연속이었다.
죽고 싶었지만 살고 싶어서 살려달라고 애원한 날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황상태에 빠졌었던 날도 너무 힘들고 답답하고 이대로 당장 죽을 것만 같아 무서워서 나 여기서 좀 꺼내 줘, 살려줘라고 나한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보잘것없는 나의 말은 누가 들어주고 누가 믿어주겠나 나는 몰랐지만 내가 허언증이 있었나 보다.
망상증이 있었나 보다 하고 '나는 왜 이렇지? '하고 괴로워했을 뿐이다.
내 주위가 달라져도 내가 달라지지 않으니 그것 또한 소용이 없었다.
내 존재와 내 잘못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 잘못과 내 아픔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내가 잘나고 누가 보기에도 성공한 내가 되어도 철없을 적, 어릴 적 뭘 몰랐을 때의 죄와 잘못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살 이유도 없고, 살아갈 낙도 없고 이것도 저것도 없기에 그저 태어난 김에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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